<저자 마이너갤러리리뷰의 유튜브 채널>
우리나라에서 '오타쿠'를 전면에 내세운 서적이 얼마나 될까?
요즘같이 다양한 미디어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시대에 오타쿠는 그다지 생경한 단어는 아니다. 다만, 그 존재들에 대한 실제 인식은 가벼운 인지적 이미지와는 어느정도 괴리가 있다. 본토인 일본에서도 오타쿠라는 존재들은 우리나라 보다 코어하면 코어했지, 친숙해지기 어려운 존재로 인식된다.
이 책은 그런 오타쿠와 서브컬쳐에 대한 기본 입문서이자, 작품 해설서다.
저자인 마이너 갤러리 리뷰(이하 마리갤)는 그의 닉네임 그대로 마이너한 컨텐츠 장르와 현상에 대해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16만 유튜버다. 실제로 스스로를 "메이저한 것보다는 마이너한 것들을 더 좋아하는 힙스터 홍대병 리뷰어"로 소개하고 있다.
대중의 시선보다는 비주류적 관점에서 본 대중문화나 쉽게 다루기 어려운 여러가지 취향이나 매니악한 이것저것을 다루고있다. 아무래도, 대중적인 부분에서 비껴나 있는 컨텐츠들을 소개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오타쿠의 영역에 대해서는 기본 베이스가 매우 탄탄한 식견을 보인다.
책은 저자의 그런 활동 배경과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이뤄져있다.
총 4부에 11개의 장으로 구성한다. 앞에서 부터 오타쿠와 서브컬쳐에 대한 기본 정의 및 개념을 소개한다. 어느정도 개념 정립이 된 후 본론에 해당하는 2부 부터는 매우 본격적이다. 오타쿠와 서브컬쳐의 원조인 일본 사회의 근현대사적 변화와 함께 시시각각 달라진 서브컬쳐의 변화상을 몇가지 주제와 대표적인 작품들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에는 이 시대 젊은 세대들이 열광하고 있는 이 서브컬쳐의 현 주소를 소개함으로써 향후 오타쿠 서브컬쳐의 미래를 논하며 마친다.
이 책은 곧 대중문화의 시대가 막을 내릴것이라는 극단적인 전제로 시작한다. 실제로 이제는 어디서든 다양한 컨텐츠 미디어를 접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취향과 기호들이 등장하면서 몇가지 구분으로 문화현상과 형태를 규정짓기에 무리가 있다.
마리갤은 그 자리는 결국 다양한 서브컬쳐들이 차지할 것이고, 특히 오타쿠 문화가 매우 중요한 핵심이 될거라 예측한다. 그냥 듣고 있으면 의아해 할 발언이긴 하지만, 책을 읽고 나면 개인적으로 많은 부분 동의할 수 있었다.
사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밈들이나 소통의 형태, 창작 컨텐츠들의 전형들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오타쿠 문화가 적지 않게 영향을 주고 있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그 지점을 저자가 선별한 작품들의 해설과 분석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소개되는 작품들은 우리에게 꽤나 친숙한 작품들이 많다. 드래곤본, 원피스, 에반게리온 등등 한번씩은 들어본, 또는 감상해본적 있는 작품들이 소개된다. 이런 작품들에 관해 당시 대중 인식과 문화 현상을 소재로 설명하기 때문에 더 깊이 있는 이면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 더불어, 일반인들에게는 조금 생소할 수 있는 작품들도 어느정도 소개하고 있어서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등장하는 작품들을 따로 찾아보는것도 이 책을 즐기는 또 다른 방식인것 같다.
이 책은 중간 중간 불쾌한 것에 대해 이야기 하기도 하지만, 단순히 현상과 개념을 나열만 하는것이 아니다. 전망에 초점을 두고 있다. 어차피 컨텐츠는 즐기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했듯 많은 취향이 생겨나고 그것이 즐길 다양한 컨텐츠도 양산된다. 오타쿠 문화, 서브컬쳐는 그 시작 지점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퇴보없이 발전해왔다.
책의 제목처럼 오타쿠의 욕망을 읽는 다는 것은 어쩌면 미래 대중문화의 변화 발전과 트렌드 파악에 선행 연구로 표현한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많이 좋아하는 유튜버다. 다루고 있는 이야기와 작품들도 솔직히 매우 좋아한다. 바람이 있다면, 이 책을 입문서 내지 기본서로 시작하여 더 깊이있는 서적들을 써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