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도 쉽게 시작하지 못하는 책이 있다. 그 책은 바로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다. 홍보 업무를 오랫동안 수행하면서, 이 책에 대한 이야기가 주변에서 끊이지 않았고, 의무감에 사서 읽는 동료들도 몇몇 있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오너진에서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장려했던 적이 있었다.
이 책은 전년도의 사회, 문화, 산업,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받은 개념들을 바탕으로 다가올 한 해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구성이다.
책에 대한 리뷰나 코멘트들을 찾아보면, 이 책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이 꽤 많이 보인다. 주로 텍스트의 품질이나 수준보다는, 그 예측이 정확한지에 대한 의문이 많았다. 그런 비판이 귀에 들어올 때마다, 책을 구매해 읽는 것에 망설임이 있었지만, 예측을 위한 목적보다는 시사점을 찾는 데 의미를 두고 읽어보니 나쁘지 않았다.
2024년의 예측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주제는 AI와 자동화 관련 이슈였다. 그래서 가속화되는 '분초사회'와 그 배경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변화와 현상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절차의 간소화와 디지털 세계의 가속화, 넘쳐나는 컨텐츠와 한정된 시간. 실제로,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만큼 많은 일과 보아야 할 것들이 넘쳐난다. 이는 현대인이 다양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기획이 빠른 시간에 실현될 수 있었던 것은 발전된 인공지능 기술과 디지털 환경 덕분일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더욱 디테일한 기준과 소비 형태를 발전시키고 있다. 이는 공감되는 이야기이며, 개인적으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이다.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과 같은 OTT 서비스에서 보고 싶은 것, 봐야 할 것이 너무 많아져서, 그 모든 것을 시청할 수 있는 시간은 제한적이다. 또한, 내가 선택한 시리즈가 재미있을지에 대한 확신도 없기 때문에,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 이런 고민이 커져가고 있다.
이런 시간 관리를 돕는 다양한 도구와 시스템이 등장하고 있어, 어떻게 자신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했는지가 중요한 시대가 된 것 같다.
한정된 시간과 방대한 정보 사이에서 쫓기듯 지내는 현대인들. 이 책은 대한민국의 현재 상황을 잘 표현하고 있다. 또한, 결혼 부담과 인구 감소, 지역 소멸 등의 문제를 다루며 현재의 어두운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다.
열심히 살고 있지만, 시간은 부족하고,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직장에서의 불안감까지 느끼고 있다. 발전은 좋은 것 같지만, 동시에 위협이 되기도 하고, 도태를 야기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전망과 시사점을 제안하고 있다.
다른 독자들과는 달리, 내가 비판적으로 보는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다. 현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잘 설명한 후에, 문제 상황에 대해 너무 추상적으로 이야기하는 느낌이 든다. 예측에 대한 대비까지 완벽할 수는 없지만, 분량과 설명 방식에서는 확실히 글의 앞부분에 비해 힘이 빠지는 것은 사실이다.
대비는 내가 알아서 해야 한다면, 적어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는 이 책은 괜찮다. 다만, 그것이 전부다. 책이 예측한 미래에 대해서는 잘 받아들이고, 그 지식을 통해 미래를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