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년째 현직장에서 근속중입니다.
사실, 이십대 중후반에 입사한 이래로 계속 재직중이니 첫직장에서 30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셈이네요.
참고로 저는 그 불쌍하다던 88만원 세대였습니다. (정말로 당시 계약직 첫 월급 88만원이었습니다.)
정상적인 4대보험 보장 직장에 다닐 수 있다는 점에서 감개무량했던 기억이 있네요.
각각 개인차가 있겠지만, 5년차까지는 그냥저냥 다닙니다.
초반만 해도 그려지지도 않는 미래를 기대하며 열정을 쏟아붓습니다.
상사와의 트러블과 과도한 회식과 야근은 디폴트였지만, 안정감은 늘 있었어요.
뭐 어떻게든 이곳에서 날 먹여주겠지 싶은 그런 마음.
팀장이 되고나서 한 1~2년은 나쁘지 않았어요.
주변의 처우나 실무에서 벗어난 관리직은 나름의 뽕을 차오르게 해주니까요.
바야흐로 10년차.
요즘에는 잘 모르겠어요.
10년동안 다른 부침없이, 성실히 다녔다는 점에서는 후회도 없고 만족스럽습니다.
그치만, 오래 다니다보면 보이고 들리는것들이 있습니다.
실제로는 많이 어려워지고 있구나,
비전이 불안해지는구나 등등.
나는 나름 내 발전을 위해 따로 공부도하고, 노력도 하는데
이곳은 왜 점점 어렵다고만 할까.
최근에 회사 조직에서의 인적 구성에 대한 짧은 칼럼을 보게되었습니다.
"조용한 퇴사" 라고 알고 계신가요?
실제 퇴사는 하지 않지만, 회사내에서 최소한의 일만 처리하며 조용히 지내는 형태를 말한다고 하네요.
무려 55%에 달하는 직장인들이 한 조직에서 그렇게 머물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 저도 그럴지도 몰라요.
조직에서 열정을 다해 일을 해온 사람들은 이내 조직을 떠나지만,
이렇게 조용히 남아있는 능동적이지 못한 인력들만 계속 남는다고 하네요.
정말 잘 지은 단어 같네요. "조용한 퇴사"
나는 어쩌면 조용히 퇴사한 상태로 머물고 있는지도 모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근데, 이게 개인의 문제는 아니잖아요?
회사의 사정은 전부 공유하지 않으면서,
제재만 존재하고,
간섭이 마치 업무인냥 피곤하게 구는 상사들이나 오너들.
그런 오너들 옆에서 봉건제 가신들 마냥 주객이 전도된 업무형태만 유지하는 중간관리자들.
그렇다고 월급이 많이 올랐을까요?:)
대체 우리팀의 지출비용에 대해서는 왜그렇게 꼬치꼬치 따져대는지.
퇴사라는 말이, 입안 알사탕 마냥 굴러다니는 기분이 드네요.
조용히 위로하며, 저는 조용한 퇴사를 독려 중인지도 모르겠네요.